도시의 답답한 공기를 벗어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페달을 밟는다.
그린벨트의 황량함과,쓸쓸히 서 있는 플랜카드,
이곳의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을 것이다.
똑같이 보는 황량한 풍경.
단,오늘만은 무언가가 다르다.
저 전봇대 밑에,어떤 이상한 물체가 있다.
가까이 다가가,놀랄 수밖에 없다.
사람,사람이다.여자다.
내 또래의 여자 아이다..
죽었나,살았나?
그건 알 수 없다.
하지만 도움이 절실해 보이는 건 확실하다.
자전거 뒷칸에,그 아이가 타고 있다.
의식은 없지만,심장은 뛰는 듯 하다.
누군지 모르니 병원에는 보낼 수 없을 것 같고...
일단 내 방에서 상태를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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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눈을 뜬 것 같다.
이 방 하나 하나를 보고 있다.
그러다가 나를 본다.경계하는 듯한 눈초리로.......
"넌 누구지?여긴 어디야?"
"길바닥에 쓰러져 있길래.....여긴 내 방이야"
그러고보니,저 아이.
내 꿈속에 나오던
그 여자와 너무나도 비슷해.....
그 두사람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한번 물어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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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도대체 누구야?"
"내가 그걸 왜 말해야 돼?"
"내가 신고질이나 하는 찌질이로 보여?"
"....................."
"길 잃었냐?"
"뭐........거의 그런 셈이지........
일단,지금은 갈 곳이 없어...
어딘가에 갇혀 있다가 도망쳐 나와서...
여기까지만 알아 둬.
쉽게 말해 난 도망자야"
"어디서 도망했는데 그래?"
"그건 알려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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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언가가 있다.
너무 숨기고 있는 것이 많아...
내 꿈에서 나오던 그 자와,
내 앞에 있는 이 아이와,
알 수 없는 어떤 끈이 있는 건 확실하다.
혹시 이 아이가,
내 악몽을 잠재울 수 있는 열쇠가 되지 않을까......
그 해답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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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년이 다녀간 그린벨트.
검은색의 차량 한 대가 그 곳에 선다.
문이 열리고,두 사내가 내린다.
그 중 하나가 담뱃불을 붙이며 말한다.
"여기 있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 말에 다른 하나가 답한다.
"도시 쪽으로 도망친 것 같습네다"
"여기 있을 땐 여기 식으로 말하라고 했지"
"아,시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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