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일요일 오후...
김이사의 집에 찾아갔다...
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무작정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김이사의 부친이 기침을 하며 약을 먹으려다 말고 갑자기 들어온 나와 눈이 마주쳤다...
이미 내 몸에선 술냄새가 진동을했고 내 앞의 노친네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냥 쏴 버렸다...
그러자 그의 피가 튀어져 나가 거실 곳곳을 붉게 물들였다...
술에 취한 내 눈엔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그냥 웃음이 나왔다...
옆에서 꿀잠을 자고 있던 김이사의 딸...
총소리에 놀라 일어났다...
눈 앞에 벌어진 광경에 놀랐는지,
아니면 내가 들고 있는 총이 무서워서인지...
다짜고짜 비명을 질렀다...
귀청이 따가웠다...
그래서 또 죽였다...
이런... 머리를 맞아 버렸군...
고의는 아니었다...
사람의 머리가 없어지는 장면에
살짝 술이 깨려는 듯 정신이 들었다...
그래서 술을 찾았다...
컵에 따라 마셨다...
그리고 한 개비의 담배...
문이 닫혀 있는 베란다 쪽을 보니
개 한 마리가 나를 쳐다 보고 있었다...
갑자기 어제의 일이 생각났다...
그래 이 모든 건 김이사가 원인이다...
그리고 또다시 화가 치밀었다...
나는 들고 있던 컵을 벽에 던져 버렸다...
눈 앞에 보이는 방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김이사가 있었다...
잠이 들어 있었다... 코를 골며...
침대 옆, 테이블을 보니 수면제 한 통과 물 반 컵이 놓여 있었다...
불면증이신가 보군...
내 입가엔 살짝 미소가 번졌다...
노리쇠를 당겨 고정시키고 김이사의 머리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피가 또 튀었다...
또 웃음이 나왔다...
그새 사람 죽이는 일에 적응이 됐나보다...
전화벨이 울렸다...
하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에...
나는 김이사의 금고 앞에 다가가 열쇠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그 물건을 꺼냈다...
문제의 그 물건...
반드시 없어져야 할...
이게 아니었으면 김이사와 나 사이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김이사는 결국 고집을 피웠고 결국은 이렇게 됐다...
나는 화장실로 들어가 변기 뚜껑을 열고 그것을 빠뜨렸다...
그리고 물을 내렸다...
그것이 물에 실려 내려가는 걸 보니 속이 시원했다...
이제 나는 내 목적을 달성했다...
뻐꾸기 시계가 4시를 알린다...
더이상 지체하고 있을 수는 없다...
나는 얼른 발걸음을 옮겨 화장실을 나왔다...
그때 울리는 초인종 소리...
나는 현관문을 열었다...
이미 제정신이 아닌 내가 왜 문을 열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열었다...
고등학생 한 명이 서 있었다...
김이사의 아들...
그는 내가 들고 있는 총과 내 온몸에 묻어 있는 피를 보고 놀란 모양이다...
어쩔 수 없이 또 죽여 버렸다...
자, 이제 가기만 하면 된다...
모든 게 끝났다...
나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나는 누가 볼새라 얼른 걸음을 재촉해 내 차를 향해 걸어갔다...
차에 오른 후 시동을 걸었다...
그때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개도 죽일껄 그랬나...
내 입가엔 다시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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