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의 노래를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곡을 하나 만들기 위해 다들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았을까.
반대로 나는 과연 정성을 쏟아 부었긴 했나, 고민했다.
결론은 금방 나왔다.
내가 만든 곡 중에서, 내가 지금껏 정성 들여 만든 곡은 없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해서 다다익선. 많이 만들다보면 좋은 곡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까지 달려왔었다.
어떻게보면 좋은 시도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로도 많이는 아니여도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곡이 나오기도 했으니깐.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에게 폐를 많이 끼쳤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이상한 곡이라도 일단은 올리고 보는 성격탓에 하루에 거의 다섯 번 이상 올린적도 있었다.
어젯밤, 내가 만든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봤다. 그리고 놀랬다. 내가 어떻게 이런 곡을 만들었나? 이거 괜찮은데? 이 부분만 없었으면 딱이었네! 하고 스스로 평가하면서 들었다.
그리고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었다.
아무리 옛날에 만든 곡이어도 그 곡을 만들 때 생긴 감정과 기분은 지금에 와서도 똑같이 퍼진다는 것을.
지금의 내가 만드는 곡들은 너무 조잡하다. 아니 추잡다.
예전에 나는 아름다운 보석의 원석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산산조각난 원석파편의 가루덩어리다.
밑바닥.
어쩌면 밑바닥 아래의 또 다른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비록 그 수면 위가 아직은 밑바닥이라고 해도, 나는 그 곳에 다달아 더욱 위로 올라 모두의 귀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쉐이커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 시작하자.
윈석의 가루가 다시 빛나는 그날을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