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사무라이는, 사랑하던 이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가 보좌하고 있던, 높은 지위의 여성이었습니다.
어께까지 오는 짧은 흑발에, 큰 눈과 붉은 입술까지.
그러나 그녀를 흠모하던 자는 그 한명만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임무는, 그런 자들에게서 그녀를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계급상으로나, 임무상으로나... 그가 그녀에게 마음을 전하기란 어려웠습니다.
그저, 그녀가 고맙다고 짓는 미소를 투구 뒤에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는 그녀의 사무라이라는 직책에서 해임되었습니다.
보좌할- 그러니까, 그의 손에서 지켜질 필요가 더 이상 없어졌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녀는 다른 남자가 먼저 가져간 것입니다. 그에게 지켜지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분했지만, 그랬지만...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 앞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환한 미소를, 그의 앞에서는 마음껏 지어보이는 그녀를 보며-
그저 투구의 뒤에서, 갑주의 뒤에서, 그녀의 행복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런 곡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