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사이드>
적이 제대로 된 힘을 쓴지 얼마나 지났을까...너무나도 압도적인 힘에 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힘들다...이대로 몸이 무너져내릴 것 같다. 앞이 흐릿하다.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다. 온 몸이 따뜻하다...온 몸이 피로 젖어 있다.
"마...말도 안 돼..."
"......"
"...이거...너무 위험한데? 헉...헉..."
"네놈...왜 진짜 힘을 발휘하질 않는거지? 그저 칼부림만 할 뿐...특별한 힘 같은건 쓰질 않아. 이게 네놈의 전부라면 그저 두동강 낼 뿐이다. 근데...네놈은 그럴 것 같지가 않아. 뭔가가 있어..."
"헉...헉...뭔가가 있다고? 헉...헉...그 뭔가를 쓸 틈도 주지 않으면서...헉...헉..."
"......틈? 웃기지 마. 보통 사람이라면 이해가 가고도 남지만 네놈은 아니야. 얼마든지 기회가 있었어."
"그...래? 너무...과대평...가 하신...것 같은...데?"
겨우 목소리를 짜내어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옳다. 난 거짓말을 했다. 틈이라면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할 수가 없었다. 적이 공격할 때 그녀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울고 있었다. 왤까? 그것 때문에 생각에 잠기다가 이렇게 되어버렸다.
"과대평가라...뭐...뭐든 상관없어. 그렇다면 그대로 두동강 내줄까? 血劍 - 死龍(혈검 - 사룡)."
그녀는 이때까지 날 상대하면서 쓴 유일한 기술을 또 썼다. 혈검 - 사룡...외형은 붉은 용의 모습을 하고 있고 그 용의 비늘은 모두 칼날과 다름없다. 그 용으로 이번엔 날 죽일 셈인가...
"그럼 잘 가라..."
"누구 맘대로? 허공에 떠 있는 낙엽...그대로 흩날려라! 空葉兩短刀(공엽량단도)."
난 두 개의 단검을 소환해서 적의 공격을 막았다.
"뭐야? 아직 팔팔하잖아? 아깐 죽을 것 같이 보였으면서...연기인가?"
"지금도...죽을 것 같다고. 遠葉斬(원엽참)!"
난 그대로 적을 벴다.
"크억! 어...어느새..."
"네놈 발 밑을 보시지 그래?"
"발...밑? 이건...낙엽?"
"그래. 그 낙엽 위에 있기만 하면 어디서라도 벨 수 있지. 그리고 그 낙엽들은 널 따라오게 되 있어."
"호오...그래? 그럼 네놈도 발 밑을 보시지 그래?"
"발 밑을 보라고?"
발 밑을 보았다. 보아하니 무언가가 나올 것만 같았다. 난 몸을 허공으로 날렸다. 다시 보니 굵은 가시가 튀어나와 있었다.
"가시?"
"나의 또 다른 힘의 근원이지. 그리고 가시는 한 두개가 아니란 말씀..."
허공에 떠 있는 채로 밑을 다시 보았다. 여래 개의 가시들이 날 향해 향하고 있었다. 난 그 가시를을 전부 다 베었다.
"결론이 나왔군."
"결...론?"
"그래. 아무래도 나와 어떤 물체를 함께 베진 못하나 보지?"
"빙고. 대단한데?"
"그렇다면...Thorn Strike(가시직격)!"
그러자 그녀의 손에 가시가 하나 나와 날 향했다. 난 그대로 그 가시를 베면서 상대를 향해 갔다.
"하아앗!"
"걸려들었어. Thorn Body(가시몸)."
그러자 그녀의 몸 전체에 가시가 나타났다. 그대로 나는 온 몸에 찔려버렸다.
"크억!"
"어때? 가시에 찔린 기분이?"
"거 되게 기분 나쁘네. 내가 대답했으니 이젠 니가 답할 차례지?"
"...?"
"왜 슬픈 눈을 한 채 싸우는거지?"
"슬...슬픈 눈이라고? 웃기는 소리 하네. 나는 지금 기분이 좋거든? 이제 곧 니놈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서말야."
"그 가시 속에 있으면 다 감춰질거라 생각해?!"
"......"
"피는 그저 살인을 통해서 현실을 부정할 뿐...진실은 이 가시 속의 네놈의 눈을 보면 알 수 있지. 안 그러냐?"
"......"
"대답을 좀 해보시지. 이대로 베여버리면 대답을 할건가?"
"!!!!!"
"하앗!"
난 그대로 그녀를 가시채로 베어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가시 속에 없었다.
"어디에...크억!"
"방심했어."
그녀는 뒤에서 날 찔렀다.
"내...승리로군 그래? 그러게 누가 방심하랬니?"
"방심한 건...너야."
내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그 자리에서 베여버렸다.
"크억!"
그대로 그녀는 쓰러져버렸다.
"어...어째서...!!!"
그녀는 눈치챘다. 그녀가 찌른 건...낙엽으로 만든 분신이란 것을...
"난 뒤에 있어."
"이럴...수가..."
"걱정 마...죽진 않을테니. 릴리! 이 녀석을 움직이진 못하게...그래도 살 순 있을 정도로 치료해라."
"네? 왜 그렇게..."
"물어볼 게 있어."
"물어볼...거?"
"네놈의 슬픈 눈의 진실...말해보실까?"
"그게 그렇게 궁금해? 할 수 없지...다 털어낼게...나에게 뭔 일이 있었는지. 네놈한텐 그저 헛된 이야기지만...듣고 싶다면야..."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녀의 슬픈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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