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이 희미해지는 듯한 느깜을 주는 공포의 연주 때문에 우리 셋은 완전히 전투 불능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런이런. 설마 이렇게 빨리 쓰러질러 할 줄이야..."
"니놈의 연주에 강하고 약하고는 의미 없잖아."
"그건 그렇...음?"
순간 내 눈 앞에 푸른 화살이 보였다. 그 화살은 대강 적 쪽으로 향하고 있던 것 같았다.
"이런...말하는 도중에 화살을 쏘다니...실례군요."
"미안하군 그래. 실례를 범해서."
익숙한 목소리다. 이 목소리는...쿨 형이다.
"아무래도 그 피아노...니가 표적으로 삼지 않으면 효과가 없나봐?"
그러자 적은 잠시 침묵을 하다가 입을 땠다.
"분석력이 꽤 좋군요. 맞습니다. 정확합니다. 그렇기에 저 아래에 있는 둘도...블레어님도...당신도...제 공포의 연주가 먹히지 않았죠."
"블레어? 저 여자의 이름인가?"
"그렇습니다만."
"니놈의 이름도 들어봐야겠구먼. 내가 죽일 녀석인데 실력자인 거 같으니 이름 정도 알아둬야겠지?"
"그건 제가 할 말입니다만...아니...조금 다르군요. 당신이 저한테 죽을테고 자신이 죽인 상대의 이름 정도는 알고 저세상으로 가는 것이 맞을 것 같으니 제 이름을 알려드리죠. 포르테...포르테 루이스(Forte Ruiz)입니다."
"포르테 루이스? 꽤 괜찮은 이름이군. 좋아...수다는 여기까지...이제 싸움을 시작하지."
"바라던 바입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마자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쿨 형은 눈을 감았다. 뭔 생각이지?
"눈을 감다니...귀를 막으면 이해가 갑니다만..."
"눈을 감는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겠지? 深海影 - 海獄(심해영 - 해옥)."
말을 끝내자마자 쿨 형이 눈을 떴다.
"흥. 뭘 했는진 모르겠지만 이미 제 연주를 들은 당신은 고통에 울부짖을겁니다. 그렇게 당신은...당신은...음?"
갑자기 적이 멈칫거렸다.
"이상하지 않나? 내가 왜 처음부터 여기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었는지...다 심해영을 위한 준비지."
"심해영?"
"그래...Ocean Shadow의 궁극 중의 기본기가 바로 심해영...이 심해영을 바탕으로 궁극의 기술을 쓰는거지."
"형! 뭔 짓을 한거야?"
너무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도데체 뭘 했길래 적이 저러는건지...
"바다의 감옥에 가두었지."
"바다의...감옥?"
"그리고 그 감옥은 저녀석에게만 보이지. 간단히 말해서...환각이야."
"환각이라고? 그렇다면 그냥 이런 바다감옥따윈 무시하면..."
"호흡은 쉴 수 있더라도 이미 감각까지 환각에 걸렸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건가? 이미 네놈의 몸마저 이 환각에 당해서 환각이란걸 알아도 벗어날 수 없지."
"뭐...뭐라고?!!"
"그 피아노는 물에 잠궈주지...深海影 - 落海(심해영 - 낙해)."
그러자 하늘에서 물이 피아노를 향해 마구 떨어졌다.
"내...피아노가!!!"
그러자 적의 얼굴에 금이 갔다.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져서 당황했다.
"그런가...피아노와 연결되어있는건가. 아무래도 피아노에 금이 간 모양이군. 이대로 잠구기만 하면 숨을 쉬지 못하고 죽겠구나."
"니...니놈...니 녀석...크윽!"
"그렇게 괴로워하며 가거라...공포의 피아니스트..."
그렇게 2~3분 후...적은 결국 숨을 거뒀다. 그나저나 적이 이 정도나 강하다니...앞으로의 적이 뭔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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