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를 시작한지 2시간이 지났다. 5만명의 대군은 그저 힘도 쓰지 못하고 다 쓰러졌다.
"이걸론 몸 풀기도 안 되는데..."
"처음으로 너의 말에 공감이 가네. 나도야."
"이제 너만 남았다. 빨간 머리."
나와 티져, 에릭이 빨간 머리 여자를 둘러싸고 경계하고 있었다. 하지만 빨간 머리 여자는 경계는 커녕 내 말이 끝나자마자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뭐야...꽤 하잖아? 이 정도도 못 해치우면 기대에 못 미치지."
여자는 마치 우리가 강한 것이 마냥 좋다는 듯이 말했다.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어."
"고민...거리?"
"어. 너희 셋...아니 저 남자까지 포함해서 넷...이 네 명중에 누가 제일 강한질 모른단말야. 그래서 누굴 죽여야할지 모르겠어."
"흥. 너도 결국 저녀석들처럼 될건데 여유부려도 돼?"
"내가 저런 피래미들하고 같다고 생각해? 너희 중 그레이를 쓰러뜨린 녀석이 누구지?"
갑자기 그레이를 쓰러뜨린 자가 누군질 질문했다. 좀 뜬금없는 것 같다.
"나다."
일단 대답은 해 보았다.
"그래? 혹시 그레이의 숫자 기억해?"
"숫자?"
한 번 곰곰히 생각해봤다. 생각해보니 적의 보스가 그레이를 No.11이라고 칭했던 것이 기억난다.
"니놈의 보스가 그레이를 No.11이라고 칭하긴 했었는데..."
"아...No.0가 친히 말씀해주셨구나."
"No.0?"
"어. 그리고 재밌는 거 알려줄까? 그는..."
그녀의 말 도중에 그녀의 뒤에 공간이 생겼다.
"말씀 도중에 죄송합니다."
그 공간 안에 한 남자의 목소리가 울러퍼졌다.
"누구냐!"
"어딜 보고 외치시죠?"
뒤에서 들렸다. 어느새 저기로 이동한거지?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돌아보니 정장을 입은 남자가 있었다. 그의 앞에는 피아노가 놓여져 있었다.
"제가 누구냐고 물으셨죠? 전 反影軍(반영군)의 No.12인 포르테라고 합니다."
"반영군? No.12?"
"네. 그렇습니다."
"포르테. 명령으로 온거냐?"
"네. 당신을 도와주러 가라는 명령이 있었습니다."
"잠깐만. 반영군? 너희들 조직의 이름인가? 그리고 그 숫자의 의미는 뭐야?!"
"곧 죽을 목숨...가르쳐 줄 이유는 없습니다. Musical Performance of Fear(공포의 연주)."
그는 말을 끝맺자마자 피아노로 한 곡을 연주했다. 그러자 머리가 어지러워지면서 토할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크윽...뭐야!"
"젠장! 얘들아 귀 막어!"
"늦었습니다."
그의 말이 맞았다. 귀를 막아도 그의 연주를 막을 수 없었다. 이렇게 끝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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