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처음부터 가보자.
멀리서부터, 희미한 소리가 들린다.
Awake.
그래, 이게 시작일줄은 생각도 못했지.
Start
새 하얀 모래사장과, 저 멀리 깨끗한 수평선이 보이는 환경이 나를 반겼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왜?
자그마한 의문이 내 몸을 움직인다.
Move
몇번 주위를 돌아봐도, 내 시야에 들어오는것은 바다밖에 없었다.
Sea
옛날에, 잘 기억은 안나지만.. 바다 저 깊은곳에는 고대 도시가 존재했었다고 한다.
분명, 아틀란티스 였던가. 르뤼에 였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어느 영화에서도 바닷속으로 깊게 들어가다 보면 다른 세계가 나온다고 했었지. 영화속의 주인공은 분명 거대한 배를 타고 심해를 뚫었었어.
Deep Sea
여기가 어딘지도 모른다.
천국? 천국이었다면 바다는 존재하지 않겠지.
Deep-Sea Sight
맨몸으로 바다에 떨어진다니,
정말 좋은 생각이잖아.
Warning
심해를 가로질수록 내 몸은 무거워지고, 몸 안에 있는 모든 세포들이 수압에 의해 찌그러지고 있다.
어쩌면 이게 더 나을지도 몰라.
Dangerous
저 깊은 심해의 어두운 공간에 가면 갈수록, 귀에서 이명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사이렌 처럼 위험하다는 듯한. 다급하게 들려오는 삐이이 소리.
나는 계속 무시했다. 무시할려고 노력했다.
Dream
내가 왜 이곳에서 바다를 유영하고 있는걸까?
내 어릴적 꿈이 바다와 연관되어 있는건가?
애초부터 난 왜 여기에 있는거지?
난 분명 죽었을탠데?
AWAKE
살기 싫다.
..
" 여기서 몇 명의 사람이 죽은지 알고 말하시는 겁니까. "
" 잘 알고 있지. "
" 그러니까 내가 여기에 오는거잖소. "
" 부서진 영혼들이 모이는 곳 입니다. 당신같은 사신은 이곳에 오면 안됩니다. "
" 부서진 영혼이기에 내가 이곳에 와야하오, 안그렇소? "
발목까지 내려오는 시커먼 코트를 입고, 검은색 실크햇을 쓴 해골이 중후하면서도 음산한 목소리를 내었다.
" 당신도 사신 나부랭이 라면, 왜 이곳에 오지 말아야할지 정도는 알고 알고 있을탠데요. "
" 나도 사신 나부랭이라 잘 알고있소. 아까도 말했듯이 내가 이곳에 와야한다고 말하지 않았나. "
" 왜 그렇게 인간의 영혼을 탐하는 겁니까? "
백지같이 새 하얀 색으로 이루어진 롱 헤어와,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젊은 여성이 사신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며 질문을 했다.
사신은 헛 웃음을 하며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 인간의 영혼을 탐하는게 아니야. "
" 나는 사신, ' 죽은자를 인도하는 자 ' "
" 죽은자들이 쓸쓸하지 않게 말동무가 되어주는 뱃사공. "
사신은 말끝을 흐리고, 몇 초의 침묵이 흐른 뒤 쓸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 한번쯤은, 그들에게 기회를 한번 주고 싶었소. "
" 자신이 가장 기억에 남던 장소에 가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
" 하지만 자살하는 자들에게는 별 소용이 없구려. "
" 최근에 이곳에 찾아오던 젊은 청년이 있었는데. "
" 그는 굉장히 바다를 좋아했던 청년이었지. "
" .. 자살한 이유를 알고 싶었던 거군요. "
해골은 쓴웃음을 지으며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 인간사회가 인간을 소멸시키려고 하고 있더군. "
The Beginning
Episode 1
바다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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